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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10. 다시 돌아가다, 교실로

by 마담쁘띠 2023.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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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의 휴직을 마치고 출근하는 첫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와아아아!!!"

아이들이 몰려온다.

고마워, 강아지들.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과도 허그 허그.

"다들 너를 많이 그리워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도 뭐... 하하하"

모두가 밖으로 나간 야외활동 시간.

나는 교실에 남아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와아...

하아...

이것이야말로 개판이구나.

아이들 activity shelves에 바뀐 게 하나 없다.

매달 테마에 따라 activity tray를 바꾸는데,

내가 교실 떠나기 전 그대로다.

장난감도, 상자도 멀쩡한 곳이 없다.

대환장쓰...

그래, 애들 관리하느라 바꿀 시간이 없었을 거야.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선생님들께 살짝 물어보니 정말 그랬단다.

너무 정신이 없었단다.

네... 교실도 정신이 없네요.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이츠 쇼 타임!

출근한 지 딱 일주일이 됐다.

교실 환경부터 아이들 관리, 선생님들 역할 분리까지

하나씩 바꿔가고 있다.

일이 술술 잘 풀리면 재미없지.

아니나 다를까,

막내 선생님이 계속 딴지를 건다.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애들 보느라 바쁜데."

"프렙 시간 있잖아요. 프렙 시간을 쉬는 시간이라 착각하면 안 되죠."

"..."

프렙 시간은 수업 준비 시간이다.

매주 2시간씩 주어지는데,

개인 자유 시간으로 착각하는 개념 없는 인간들이 있다.

폰을 갖고 놀건 말건 그건 당신 자유야.

근데 서클 타임이나 액티비티 세팅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

아이들이 흥미도 잃고, 배우는 것도 없고,

자리에서 계속 이탈하면 그건 무슨 의미일까.

우리가 교실에 있는 이유가 뭔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 좀 해봅시다.

오늘은 일요일.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나는 뭐가 그리웠을까?

무엇보다 아이들이 제일 보고 싶었고,

그다음은 아마도 하늘 구름처럼

시시각각 바뀌는 교실 풍경이 아니었을까.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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